소설을 통해 보는 교토 : 모리미 도미히코씨 인터뷰
2022.10.12
모리미 씨와 함께 걷는 작품의 무대
이번 인터뷰에서는 먼저 모리미 씨와 함께 교토의 에이잔 선의 전철역인”데마치가와 역”에서 출발해 “다다미 네장 반 세계일주”,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유정천 가족”에서 등장하는 “가모 대교”→”카모가와 델타”→시모가모 신사의 “다다스노모리”→”햐쿠만벤 교차로”를 돈 후, 킷사텐 “신신도 교대북문앞점”에 들어가 느긋하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 이외에도 교토의 대학원에 다니는 오우 센 씨,시 로인 씨도 참가해, 셋이서 모리미 씨께 여러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물론 다들 모리미 씨의 팬으로, 저를 포함해 다들 매우 하이텐션이었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같이 돌아볼 수 있다니, 이런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요!
“카모가와 델타”에서는, 다들 라무네를 마셨습니다. 갑자기 웬 라무네?라고 생각한 당신. 그 답은 모리미 씨의 최신 간행물 “다다미 네 장 반 타임머신 블루스” 안에 있습니다!
이번에 들른 여러 장소 중에서, 저는 시모가모 신사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신사의 고요하고도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리미 씨와의 인터뷰
인터뷰에서는 작품에 관한 이야기나 작가로서의 집필활동에 관한 이야기 등, 여러가지 질문에 대해 모리미 씨가 찬찬히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좀 길지만, 부디 끝까지 읽어주세요!
참고로 인터뷰를 하기 위해 들어간 킷사텐“신신당 교대북문앞점”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중요한 씬의 배경이 된 장소로, 이번에 가게분이 배려를 해 주셔, 소설의 등장인물과 같은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매장 내의 사진촬영은, 특별히 허가를 받아 진행하였습니다)
—모리미 씨가 소설을 쓰실 때 “이것부터 먼저 정하고 쓰기 시작한다”와 같은, 정해진 루틴이 있나요?
처음부터 너무 다 정하고 쓰기 시작하면, 반대로 쓰기 어려워지는 타입이어서, 정해진 루틴 같은 건 없어요. 쓰기 전부터 매우 생각한 다음에 쓴 것도 있지만, 반면에 닥치는 대로 쓴 것도 꽤 있습니다. 작품마다, 쓰기 시작할 때의 중심이 되는 소재도 변합니다. 예를 들면 “유정천 가족”은 처음에 주인공과 주변의 등장인물의 캐릭터 설정을 정한 후에 집필하기 시작했습니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경우, 처음에 떠오른 것은 타이틀이었습니다. “곤도라의 노래”라는 일본노래의 가사에 나오는 “인생은 짧으니 소녀여 사랑해라” 라는 인상적인 문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타이틀인데요, 그 부분에서 “짧은 밤에 어디를 걷니?”라고 생각해,“교토에서 밤 길을 걷는다고 한다면 폰토쵸지”와 같은 느낌으로 소설을 구상해 나갔습니다.
정말로 소설을 쓰는 방식은 그때마다 다르고, 아직도 매일 그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데뷔했을 당시에는, 20년정도 지나면 고민없이 바로바로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웃음)
—글이 안 써지는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떻게 영감을 받고 있나요?
여러 책을 읽거나, 밖에 나가거나, 평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걸 하면(바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어)”와 같은, 특별한 마법 같은 건 없으니까요. 글이 안 써질 때는 안 써진다고 집에서 풀이 죽어 있기도 해서, 아내로부터 “내일이면 쓸 수 있어”라고 위로받을 때도 있습니다. (웃음)
최근에는 어느정도 포기할 줄도 알게 돼서 “내일이면 쓸 수 있을지도” 라고 생각하며 무리해서 쓰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매일,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쓰려고는 하고 있지만, 잘 안 써지더라도 다시 마음을 되잡아 “내일 열심히 하자”라고 생각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 대신, 꼭 매일 쓸 것 이라고 정해서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대로 썼다”라고 생각되는 날을 늘려, “안 써져..”라고 생각하는 날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모리미 씨의 작품에는, 대학생이 등장하는 작품이 많은데요, 지금도 학생과 교류하거나 현재 대학생의 생활 등을 조사하기도 하나요?
실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없기 때문에 현재 대학생의 실태 등은 잘 몰라요. “현재 대학생의 모습”으로써 쓰고 있지 않으니까요. “다다미 네 장 반 타임머신 블루스”도 최근 출판된 것이긴 하지만 지금의 대학생과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의외로 통하는 곳이 많은 느낌이예요.
그건 그 나름대로 기쁘네요. (웃음)
데뷔 당시부터 제가 쓰고 있는 소설 속 대학생은, 꽤나 고풍스러운 이미지로, 현대 학생이라기 보다는, 예스러운 학생. “망상 속의 학생”이랄까요. 그러니, 현대의 학생의 실태와 달라도 그 차이가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소설 속의 학생을 쓰기 위해서는 현재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잘 안 다음에 쓰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제 자신 안의, 망상 속의 학생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런 학생은 존재하지 않아”라고 하는 것도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리얼한 것을 실사적으로 쓴다기 보다는 본인 만에 있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많이 애니메이션화가 되어 있어, 애니메이션으로 모리미 씨의 작품을 알게 된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애니메이션으로 저의 작품을 알아주신 분들은 꽤 많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편이 재밌다고 느껴, 그 원작이나 다른 소설도 읽어보려고 해주시는 건 정말 감사하네요.
유학생 여러분들도 저의 책을 읽을 때 번역판을 읽고 계신 건가요? 번역판은 제 자신이 그 나라 언어를 모르기 때문에, 여러분이 일본어판과 같은 인상을 받는 지 궁금합니다. 제가 쓴 일본어의 음이나 흐름, 리듬으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 분위기는 번역판에서 잘 반영될 수 있는지 말이죠.
—일본어판으로 읽거나, 번역판으로 읽거나, 자막이 달린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다양하네요. 독특한 표현이 있기에 읽기에는 일본어판이 재밌다고 느끼지만, 애니메이션의 경우 화면도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 쉬워요. 모리미 씨가 봤을 때, 원작과 애니메이션 작품의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려주세요.
꽤 많은 작품을 애니메이션화 했는데, 애니메이션 작품은 감독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죠. 감독의 성격이나, 각색을 넣는 부분, 각색 하는 정도 등이 각각 다르니까요.
다만, 원작자의 엄격한 시점에서 보자면 원작의 세계관과 좀 다르다고 느끼는 부분도, 보는 사람은 “맞아맞아, 이거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본인의 세계관이 있기 때문에 원작자는 이것저것 트집잡고 싶어지지만요.(웃음)
—마지막 질문입니다. 최신작 “다다미 네 장 반 타임머신 블루스”애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는 설정이 나오는 데요, 모리미 씨가 타임머신을 쓴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1980년대)로 돌아가보고 싶어요. 딱 일본이 버블경기일 때 여서, 지금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회였는데요, 저는 당시 초등학생이었어서 그다지 실감하지 못 했었어요. 그 시대로 돌아가, 사회나 동네가 어떤 분위기였는지, 실제로 보고, 느껴보고 싶어요. 아이들 의 시선으로 본 단편적인 것밖에 기억이 안나서, 그때 밖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나, 같은거요.
—모리미 씨,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모리미 씨와의 인터뷰에서 모리미 씨의 작품에 관해 작가본인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새로운 발견을 하고 더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모리미 씨, 정말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활약하시는 모습, 그리고 신작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모리미 씨는 “이야기 내에서는 본인의 ‘교토’에 대해 쓰고 있다. 그건 일반적인 교토, 실제 교토와는 다를지도 모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느끼는 교토도, 다른 사람이 느끼는 교토도 다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각각의 생각이 모두 정답인 것입니다. 저에게는 본인의 교토를 무대로 한 소설은 쓸 수 없지만, 한번밖에 없는 인생, 교토에서의 유학생활을 후회없이 마칠 수 있도록, 교토에서 체험할 수 없는 것을 마음껏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글:도시샤대학 이 호웬)
<모리미 도미히코 경력>
1979년, 나라현 출신. 교토대학 농학부 졸업, 동대학의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2003년 “태양의 탑”으로 일본 판타지 노벨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 07년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로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10년 “펭귄 하이웨이”로 일본 SF상을 수상. 그 외의 작품으로는 “다다미 네장 반 세계일주”, “유정천 가족”, “열대”등이 있다.